며칠 전,
점심시간에 미국에서 날아온 후배를 만나 밥을 먹었습니다.
이 친구는 작년 여름에 결혼을 했고, 결혼하기 6개월 전
자신이 운전하던 차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그 차에 타고 있던 언니와 엄마를
한순간에 잃는 깊은 슬픔을 겪었습니다. 그래서 결혼도 빨리 한듯 하고.
결혼식 전 날 술을 하도 많이 마셔서 결혼식자체가 버거웠다고 하더군요..(신부가 말이죠.)
그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고백하면서, 한국에 들어오는 일조차 힘들다고.
들어오면 생각나고 이제 보고 싶은게 없어서 들어올 필요도 잘 못느낀다고.
저역시 3년반전에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 보냈습니다.
1년반동안 암으로 투병하시다 한창이신 나이에
삼부자를 남겨두고 가버리셨지요.
제 여자 후배는 지난 여름까지 항우울제를 투약하다가
그러다가는 더이상 약없이 살 수 없을 것 같아 힘들게 끊었다고 합니다.
어머니 또는 가족의 죽음에 대한 우울함을
어린 나이에 겪는다는 것은 사람들이 조금 안되게 생각하는것 보다
수천 수만배 힘들지 모르는 일입니다. 감히 어떻게 공감할 수 있을까요.
자살 생각도 여러번,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 혹은 근거없는 존재론적인 고민에 휩싸여
나는 왜 존재할까 존재하지 않아도 될 것을 왜 살아갈까.
숨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
죽는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. 그 뒤엔 뭐가 있을가. 말이 없는 죽은 자들이
산자들에게 해준 말도 없는데 우린 어떻게 사후 세계를 논하고 어떤 사람들은 책을 쓰고
어떤 사람들은 죽은 자들과 소통하고 예수님은 장사한지 사흘만에 부활하셨다는데.
이런 생각들로만 몇년을 보냈습니다.
꽤 괜찮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하기에. 아 이제 그만 살아도 되겠다 싶은데,
여튼 이런식으로 가끔은 그럴싸하게 세상을 등져버릴 이벤트만 찾곤 했었죠.
몇년 지나 가슴속이 좀 무뎌진거 같아 방심하다보면,
이건 괜찮아진게 아니라 그냥 꾹 눌러담아 숨겨둔거라는걸 깨닫곤 합니다.
어느 순간은 어떻게 견뎌야 좋을지 몰라 멍해지기도 하고.
온몸의 혈류가 저려지는 느낌이랄까.
사람은 왜 살고 죽을까요.
그야말로 죽을거면 - 언제 죽든 - 왜 태어날까요.
태어난 이유는 무엇이고, 살아갈 이유는 무엇일까요.
내가 왜 숨쉴까요. 내가 숨을 끊으면 세상에 거역하는건가요.
아니면 그것도 계획되어 진것일까요. 도대체 나는 어디서부터 시작이고
어디가 끝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것일까요.
이승에서 생을 끝내면 우린 다시 만날 수 있기나 한 것일까요.
혼자 얘기하기 싫은데 과연 나는 누구와 진지하게 얘길 할 수 있을까요.
이게 인간의 외로움인건가요 힘든건가요 그냥 슬픈건가요.
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다 죽을 때 되면 죽는게 정답인건가요.
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왜 항상 지나쳐온 과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아야 하는건가요.